죽은 뒤 49일 동안 7일마다, 그리고 백일과 소상(1주기)·대상(2주기) 때 차례로 만나는 열 명의 재판관. 진광·초강·송제·오관·염라·변성·태산·평등·도시·오도전륜 대왕. 다섯째 염라대왕은 시왕의 우두머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대승불교(보살의 길을 강조하는 불교) 경전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고 도교 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민간신앙으로 전해진 것이다. 49재 가운데 시왕각배재는 이 열 왕을 하나씩 청해 공양하는 의식이다.
어디에 모시나
명부전·시왕전(지장전·업경전이라고도 한다). 가운데 지장보살, 왼쪽에 홀수 대왕, 오른쪽에 짝수 대왕이 다섯씩 앉고 그 앞에 귀신의 왕인 귀왕, 판관, 서기인 녹사, 사자(使者), 동자가, 문 쪽에 금강역사가 선다. 전각 벽에는 각 대왕의 심판 장면과 그 아래 지옥 형벌을 그린 시왕도가 걸린다. 합천 해인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1673년, 33구)은 죄를 비추는 거울 업경대와 죄를 다는 저울 업칭대까지 갖춰 저승(명부)을 완전하게 구현한 예다.
어떻게 알아보나
부처·보살과 달리 휘장을 배경으로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 책상 위의 붓·벼루와 죄상을 적은 두루마리, 손에 든 홀(笏, 관리가 드는 길쭉한 판)이 표지다. 지옥 장면에는 죄를 비추는 업경대와 죄를 다는 저울이 나온다.
다른 나라에서는
중국·한국·일본에 공통이며, 중국과 일본에서는 화가 육신충 계열(육신충파, 陸信忠派)의 시왕도가 많이 제작됐다. 중국에서 시왕은 지옥(地獄)의 열 법정을 하나씩 맡은 재판관으로, 다섯째 염라왕을 포증(包拯)으로 여기는 믿음이 있고, 열째 전륜왕이 환생을 보낸다. 티베트 불교는 『사자의 서』에서 죽음 뒤의 여로를 자세히 설명한다.
오늘의 신앙
법보신문에 따르면 서울 봉은사는 1939년 화재 뒤 흩어졌던 시왕도 4점(2021년 서울시 유형유산 지정)을 다시 모시기 위해 지장전 뒤편에 시왕전을 짓고 2025년 12월 20일 점안(불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의식)·준공식을 열었다. 4점 가운데 1점은 2018년 미국 경매에서 되찾은 것이고, 나머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이 보기
명부전 · 지장보살







